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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야권 단일화가 절실한 이유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양당 지지층이 결집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야권 후보단일화가 사실상 결렬돼 예측 불허의 판세를 보이고 있다.   정권교체를 내세우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화 협상을 가졌지만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여 불발됐다고 지난 27일 윤석열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협상 과정에서 공동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인수위, 정당의 역할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면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사과문까지 만들어왔지만 안 후보가 새벽에 검토한 뒤 ‘이거 갖고는 신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단일화 논의가 불발된 이유에 대해 ‘신뢰의 문제’라고 했다.     같은 날 안철수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저한테는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와 같다”며 독자 완주 의지를 밝혔다.     어느 선거에나 후보단일화는 늘 거론되었고, 결과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1%를 얻어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1.4%,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6.8%를 얻어 낙선됐다. 만일 소위 보수진영에서 단일화를 이루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한국의 정당은 정책과 이념에서 뚜렷하게 진보와 보수로 나눠져 있다. 쉽게 양당 정치로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보수와 진보의 싸움인데 결국 군소 정당의 선택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어 왔다. 사실 더불어민주당은 진보 정당이요,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중도를 포함한 보수 정당이다. 중도, 보수 정당이 단일화로 하나가 되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데, 대의를 저버리고 각자도생하므로 국민의 지지를 분산시켜 패배를 좌초했다.   제15대 대선에서도 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가 신한국당의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었던 것도 김종필 후보와 단일화가 주요 원인이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더 좋은 기회가 있었다. 불과 1.6%포인트, 39만 표 차이로 진 것은 국민신당의 이인제 후보와 단일화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인제 후보는 19.2% 득표했다. 이회창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었다면 50%를 넘기에 당선이 충분했다.   제16대 대선도 재도전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의 양강 구도로 진행되었다. 이회창 후보는 경험이나 세력 면에서 노무현 후보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봤지만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성공에 힘입어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었다. 단일화 되기 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5%포인트 정도 앞서 있었지만 단일화가 된 후 여론조사에서는 7%포인트가량 노무현 후보가 앞선 것이다.   이처럼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는 대단하다. 제20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외치는 야당이 단일화 없는 상태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인지 궁금하다.     협상 내용을 놓고 정치적 득실만 따지지 말고, 두 후보가 서로 마음을 비우고, 정권교체라는 당위성으로 비전과 정책을 공유한다면 얼마든지 단일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도 아직은 시간이 있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시론 단일화 야권 이회창 후보 단일화 협상 단일화 논의

2022-02-28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마음가짐이다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다 아니고/ 그것은 마음가짐이다./ 그것은 장밋빛 볼,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전유물이 아니고/ 그것은 의지의 전유물, 상상의 품질/ 정성의 활력이다./ 아무도 연령의 수만으로 늙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 나이는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을 포기할 때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근심, 염려, 자기불신은/ 가슴의 기를 꺾으며/ 넋을 먼지로 돌아가게 한다./ 안테나가 낮아서 당신의 넋이 / 냉소주의의 눈과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여 있을 때/ 그때에 그대는 20세라도 늙었다./ 그러나 안테나가 높아서/ 낙관주의의 주파를 붙잡는 한,/ 그대는 80세라도 젊은 기상으로 / 죽을 수 있는 희망이 있다.     새뮤얼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다. 10여 년 전  아내와 함께 중국에 체류할 때  우리 부부에게 중국어를 가르쳐주던 대학생이  학습교재로 들고  온  것도 ‘청춘’이었다. 그는 기숙사 벽에 붙여놓고 매일 읊는다고 했다. 우리는 의기투합(意氣投合)의 친구가 되었다. 백발이 된 지금도 이 시를  읊으면  가슴이 뛰고 새로운 힘이 솟는다. 시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내 삶의 영역에 물기와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結晶)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1997년 가을, 제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방송토론회가 열렸다. 당시의 빅3 후보는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 후보와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 그리고 한나라당에서 나와 국민신당을 창당해 출마한 이인제 후보였다. 김대중 후보의 토론회 때정치·경제·사회 등 토론은 돌고 돌아 어언 편성된 2시간이 흘러 마지막 질문 순서가 되었다. 시인인 어느 질문자가 김대중 후보에게 “좋아하는 시가 있으면 읊어보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혹시 제가 나이가 많다고 하면 소개하려고 준비해온 것”이라며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 읽었다. 울만의 ‘청춘’이었다. 그때 김 후보는 일흔네 살로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연장이었다. 김 후보의 낭독이 끝나자 치열했던 그날 토론회는 분위기가 좋아졌고, ‘청춘’이 우리나라에서 널리 애송되는 계기가 됐다.     울만이 ‘이 시를 쓴 것은 78세 때였다. 하지만 이 작품이 빛을 보게 된 것은 훨씬 뒤, 그것도 생각지도 못한 인물을 통해서였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갈 무렵, 종군기자 프레더릭 팔머는 필리핀 마닐라에 주둔하고 있던 미극동군 총사령관 맥아더를 찾아갔다. 맥아더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팔머는 우연히 책상 위의 액자 속에 들어 있던‘청춘’이라는 시를 보았고, 순식간에 빠져들었다. 수년 전 선물 받았다는 이 시를 맥아더는 매일 암송할 만큼 좋아했다.고 한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한 사나이가 있다. 98세에 글을 배우기 시작한 그의 이름은 조지 도슨.  미국 뉴올리언스의 가난한 흑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동생들을 먹여 살리느라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까막눈이라는 사실을 쉬쉬해야 했다. 간신히 얻은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글을 읽을 줄 아는 척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자리를 얻을 때마다 표지판이나 근로지침 같은 것들을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 몽땅 외워버리곤 했다. 글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것은 그에게 더없이 ‘고통스러운 비밀’이었지만 생활에 쫓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긴 세월 동안 힘이 되어준 믿음이 있었다. ‘인생이란 좋은 것이고, 점점 더 나아지는 것’이라고 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     남북전쟁에서 북군이 승리하면서 흑인 해방이 이루어졌지만, 실상 사회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었다. 흑인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핍박받았다. 게다가 그는 죄 없이 백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한 형 때문에 10세 이후로는 백인들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터였다. 그래서 그는 21세 때부터 미국 전역과 캐나다, 멕시코를 오가며 부두 노동자와 도로 공사장 인부 등 수십 개의 직업을 전전하다가 늘그막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혼자 낚시로 소일하던 어느 날, 그는 성인들을 위한 교육 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곧바로 낚싯대를 내던지고 학교로 달려갔다. 이때 그의 나이 98세였다. 그는 알파벳 26자를 몽땅 외우고 ‘장례식 때문에 빠진 사흘’을 제외하고는 지각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리고 101세가 되던 해 자신만의 책을 펴냈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으로, 그의 인생 여정이 오롯이 담긴 자서전이었다. 이후 그는 무려 3세기를 관통한 풍부한 경험과 열정으로, 여러 학교와 선도기관 등에 강연을 다니며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했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일본의 마쓰시타 고노스케도 ‘영원한 청춘’을 삶으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그는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약골로 태어났음에도 ‘지난 1000년간 가장 위대한 경영인’에 뽑혔다. 화로가게 점원이던 그가 22세에 무일푼으로 마쓰시타 전기를 설립할 때까지만 해도, 누구도 그의 손에서 당대 최고의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지독한 가난, 허약한 몸, 짧은 ‘가방끈’에도 불구하고 신화를 이룩했는데, 그 비결은 바로 ‘늘 푸른 청년 정신’과 ‘역발상의 지혜’였다. 어린 나이에 점원이 되었으니 상인의 몸가짐을 빨리 익힐 수 있었고,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하다보니 남에게 일 부탁하는 법을 배웠으며, 학력이 모자라다 보니 항상  배우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이후 그는 자서전을 내면서 그 제목도 〈영원한 청춘〉이라고 정했다. 그는 울만의 말처럼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그는 일에 몰입하는 사람이라면 승진뿐만 아니라 더 큰 결실도 얻을 수 있으니 ‘왕성한 탐구심’과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으라.’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자신도, 기업들이 도산하는 대공황 때에도 한 사람도 해고하지 않고, 대담하면서 섬세한 조화경영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청춘’을 증명했다.   선교사로 유명한 스탠리 존스 박사는 자기의 체험을 근거로 노년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에 유의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성장 할 수 있다고 권면했다. 첫째, 은퇴하지 말라. 둘째, 호기심과 관심을 갖고 날마다 무엇인가 새것을 배우려고 노력하라. 셋째,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라. 넷째, 활기차고 적극적인 삶을 살라. 다섯째, 날마다 주변에서 무언가 감사할 조건을 찾으라. 여섯째, 육체적 쇠약에 신경 쓰지 말고 정신적 활동을 더 많이 하라. 일곱째, ‘하늘에 쌓아두라’는 성경말씀처럼 하늘에 그대의 행동, 남은 물질, 그대가 생각하는 정신적 유산을 쌓도록 하라. 지난 크리스마스 때 아내에게서 받은 카드에는 이런 성경 구절이 적혀 있었다.“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편 103: 5) 지아비의 무강(無疆)을 비는 염원이리라..     또 한 살 먹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고물과 골동품의 차이를 아는가? 나이 든다는 것은 고물이 되는 것이 아니고 골동품이 되는 것이다..’라고.... 고물은 버릴 때도 값을 치러야 하지만 골동품은 세월이 갈수록 진가를 발휘한다는 기특한 관념으로 다시 일어선다. 뒤를 돌아보니 꽤나 많은 길을 걸어왔다. 아름다운 골동품이 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니 갑자기 엄숙해지면서 또 다른 힘이 솟는다. 저녁노을은 질 때가 더 아름답듯이 생의 황혼길을 황금길 로 장식해야 할 텐데.... 불현 듯 백범 김구 선생의 글이 생각난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발걸음 하나라도 어지럽히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기에....”이제부터라도 가야만 하는 데도 불구하고 가지 않은 것 때문에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다짐해본다. 남은 생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니.... 김지민 기자마음가짐 청춘 이회창 후보 인생 여정 후보 가운데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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